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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미토콘드리아

慈尼 Johnny 2012. 5. 12. 20:32

 

미토콘드리아


사람은 숨을 쉬어야 살고 안쉬면 죽는다. 이 너무나 쉽고도 당연한 말을 파고들어가면 기대이상의 놀라움과 신비가 도사리고 있음을 알게 된다. 혹자는 기대이하의 대답을 듣게될 런지도 모른다. 인간이 숨을 쉬게 된 근원을 따라 ?아 오르다보면  미개하다고 생각되는 원시세균에까지  이르게 되기 때문이다. 옛날 아주 먼 옛날 호랑이 담배피던 것 보다 훨씬 더 숨막힐 듯 오래전 옛날, 숨을 쉴 줄 아는 미개한 세균이 우리 호흡의 시작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한 10억년 전쯤 세상의 생명체라곤 바다와 육지의 진흙탕에서나 드문드문 볼 수 있었던 시절, 보잘 것 없는 세균과 세포의 만남이 있었다.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이라고나 할까? 아니 그 만남의 중요성으로 보자면 에덴동산의 아담과 이브라고 설정해도 그리 무례한 비유가 아닐 듯하다. 오늘날 미토콘드리아라 불리는 세균과 원시 진핵세포가 만났고, 그들의 궁합이 어찌나 잘 맞았던지 그들은 한집살림살이(세포내공생)를 하게 된다. 세균은 세포에게는 없는 '숨을 쉬는' 특별한 능력이 있었다. 아마도 세포는 세균의 이 모습에 매력이 끌렸을 것이다. 숨을 쉬어서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특별한 능력이 그토록 대단한 후손들을 번창시킬 줄 누가 알았을까. 과학자들은 그게 침.입.이었을 것이라 짐작하는데, 옆사람속도 모르는 인간이 어찌 그 태고적 세균의 맘을 알까? 세균의 짝사랑이 있었을른지도...

   

                                                              진핵세포                                                       미토콘드리아(확대)

 

 

 세포안의 미토콘드리아는 일종의 세포안 발전소의 역할을 하게 된다. 영양분을 이용해서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데 이것이 ATP라는 일종의 작은 배터리 같은 합성물이다.  ATP는 아데노신 삼인산으로 이름그대로 분리가능한 세 개의 인산기를 가지고 있는데 인산기를 하나씩 떨어뜨릴 때마다 약 35kJ/mol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발산한다.   ATP가 없으면 인간같은 덩치 큰 다세포생물은 2분이상 살 수 없다고 한다. 이  에너지 생산시스템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생명체는 바다위를 둥둥떠다니는 미생물들에 불과했을 것이다. 미토콘드리아가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과정에 산소가 필요하다.  산소를 소비하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특성이 흔히 이해되는 호흡과 같아서 세포호흡이라고 한다.  세포호흡과정은 영양분과 산소를 이용해서 ATP라고 하는 인산결합에 저장된 에너지를 얻는 과정이다. 여기서 산화에너지가 ATP로 전환되는 비율은 40%정도로 인간이 만들어낸 비생물학적 기구의 에너지효율보다 훨씬 높다.(가솔린 엔진의 에너지 효율 10-20%) 구연산회로나 호흡사슬의 수많은 중간단계가 필요한 이유는 이러한 높은 효율을 만들기 위해서이다. 미토콘드리아의 에너지 효율이 높지 못했다면 생물은 살기 위해 훨씬 더 많은 것을 먹어야 했을 것이다. 미토콘드리아는 유기물을 이용해 에너지를 얻는 과정에 산소가 필요하기 때문에 미토콘드리아를 지닌 세포는 산소를 조달할 방법을 찾게 된다. 다세포생물이 되면서 점점 조달방법은 정교해지고 전문화되어진다. 그래서 오늘날의 호흡기관이 생긴다. 횡경막을 이용해 흉곽에 음압을 만들어 대기를 빨아들이면, 폐포안에서 가스교환을 통해 산소가 혈관내로 전달되고, 산소는 헤모글로빈등에 업혀서 몸의 모든 세포안에 있는 미토콘드리아 내막까지 전달된다.  거기서 산소는 미토콘드리아가 에너지를 만들고 남은 부산물들과 만나서 물이 된다. 산소가 없으면 미토콘드리아는 일을 할 수 없는 것이다. 

 

 결국 숨을 쉬어야 하는 이유는 세포마다 1000개정도 들어있는 미토콘드리아가 숨을 쉬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컴퓨터 앞에 앉아 손가락을 움직이고 눈꺼풀을 깜박거리고, 생각하는 모든 과정은 숨을 쉬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지금 나와 동시대를 살고 있는 모든 인간들, 동물들 모두가 마찬가지로 해당된다. 아니 10억년 전 이후의 대부분의 생명체들에게 해당된다.  너무나 성공적인 단 한번의 만남이 가져온 결과는 실로 창대하였다. 리처도 도킨스의 말이다.

"우리(세균) 관점에서 생물들을 보면, 당신네 진핵생물들은 그런 젠체하는 태도를 곧 버릴 것이다. 당신들을 이루는 세포들 자체가 우리 세균들이 10억년 전에 발견한 낡은 기술을 똑같이 재현하는 세균체들이기 때문이다. 당신들이 떠난 후에도 우리는 여기에 남을 것이다."

 

 

 미토콘드리아를 말할때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세균이 있다.  바로 지구상의 산소농도를 끌어올린 남조류이다. 지구의 원시대기상태의 저농도의 산소로는 미토콘드리아가 대규모로 활동할 수는 없었다. 이러한 시기에 원시 시아노박테리아에 속하는 이 세균은 이산화탄소와 태양을 이용해서 산소를 만들어 내었다. 지구최초의 광합성(아마도 태양계최초..)을 해내었던 것이다.  이 세균이 대략 35억년전부터 엄청나게 번성했고 20억년 후에는 대기중 산소를 20%까지 끌어올려 호기성 생물의 번성을 가능하게 했다. 남조류가 미토콘드리아가 살아갈 멍석을 깔아준 것인데, 멍석까는데 20억년 걸렸다.  내용으로 보면 단막극이지만 시간으로 보면 장대한 서사시이다.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탄산칼슘과 유기체 덩어리들이 모여 만들어진 화석인 스트로마톨라이트는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오스트렐리아의 샤크만에 가면 35억년된 이 세균을 살아있는 상태로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아직도 산소를 배출하고 있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생명체인 것이다. 샤크만에서의 위대한 발견을 두고 리처드 표티는 이렇게 말했다([거의모든역사] 중).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시간여행이다. 사람들이 진정한 신비를 찾는다면 이것이야말로 기자의 피라미드만큼 잘 알려졌어야 한다."  진정한 신비가 함의하는 또 한가지는 환경과 생물체와의 관계이다. 흔히 개체는 환경의 자연선택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입장을 바꾸어 환경의 자리에 서서 본다면, 산소가 풍부한 대기라는 환경은 지구상의 남조류를 비롯한 다양한 생물들의 활동의  결과이다. 생물은 환경의 영향아래 선택의 압력을 견디며 진화한다고 볼 수 있으나 그 반대도 맞는말이다. 지구의 대기는 지표면층에 서식하는 생물체들로부터 끊임없는 변화의 압력을 받고 있다.  

 

                                       스트로마톨라이트. 우측사진은 살아있는 스트로마톨라이트가 발견된 오스르레일리아 샤크만 베이

 

   미토콘드리아는 외부에서 온 침입자다. 그래서 그들의 유전자는 특이하게도 그들 자신이 가지고 있다. 핵속의 유전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세포질안에 있는 그들 자신이 가지고 있다. 한집에 같이 살고 있지만 딴살림을 차린 셋방살이 손님같이 행동한다. 주인집의 명령이나 간섭을 받지 않고 사는 것이다. 자기가 알아서 일하고, 자기들만의 프로그램대로 번식한다.  또한 같은 이유로  미토콘드리아는 모계유전이다. 미토콘드리아가 자기만의 유전자를 가지고 세포의 핵이아닌 세포질에서 살기 때문에 새로운 세대마다 부모의 유전자가 뒤섞이지 않는다. 정자의 미토콘드리아는 후손에게 전해질 수 없다.  난자와 정자가 만날 때 대부분의 미토콘드리아가 있는 정자의 꼬리는 잘려나가기 때문이다. 여성에게만 전해진다는 사실은 여성의 발현이 남성보다 앞선다는 증거로 인용되기도 한다.  아담보다는 이브가 먼저 있었던 듯하다. 미토콘드리아는 핵속의 DNA보다 20배나 더 자주 돌연변이를 일으키는데, 이점 때문에 미토콘드리아는 인류의 역사를 추적해올라가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여성들의 미토콘드리아 DNA를 분석하여, 돌연변이가 일어난 속도를 분석하면 한 집단에 속하는 사람들의 유전적 역사와 관계를 밝혀낼 수 있다. 미토콘드리아 DNA를 이용한 많은 연구결과들은 인류가 아프리카에서 시작되었다는 가설을 지지한다. 현대 인류가 지난 10만년 이내에 아프리카에 살던 1만 명 이내의 사람들로 부터 유래되었다는 것이다.

 

 숨을 쉴 수 있는 자는 엄청난 행운아다. 숨을 쉬어야 사는 이땅의 모든것들은 하나의 만남에서 시작되어 아직도 그 첫만남의 추억을 몸속에 지니고 있는데, 재미있는 점은 아직도 그 추억으로 먹고 살고 있다는 점이다.  단 한번의 우연한 만남이 장구한 세월을 통해 이루어진 지금을 보자면 참으로 위대한 만남이었다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아버지가 아들을 보고 발가락이 닮았다며 좋아하던 소설의 한 구절이 생각난다.  인간의 이 발견을 기뻐하지 않을 수 없다.  미토콘드리아가 닮았다. 살아있는 것들의 모든 세포안에 미토콘드리아가 닮았다!!  우리 모두 한형제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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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 미토콘드리아 내막에서 일어나는 일.

 

 

생명의 에너지원 ATP가 만들어지는 곳은 미토콘드리아의 내막. 

이 가느다란 막에서 하던일을 멈춘다면,

난 지금 당장 손가락을 놀려 키보드를 누를 수도,

눈을 깜박이며 모니터를 바라볼 수도 없게 된다.

 

 

 

 

 

위 그림은 미토콘드리아 내막의 전자전달계.  설명의 시작은 NADH 부터 한다.  이전의 이야기들은 '사탕과 인간'에 잘 설명되어 있다. NADH는 훌륭한 일꾼을 가지고 있다.  [NADH= NAD + H+ + e-] 의 e-가 그것인데,  NADH가 NADH 탈수소효소복합체에 의해 전자를 잃어버리는 것이 첫번째 단계다.  이 전자는 내막에 있는 전자전달계를 통과하게 된다. 이것은 호흡사슬이라 불리며 직접 전자를 전달하는 15개의 단백질을 포함하여 40개 이상의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다. 전자는 호흡사슬을 따라 다른 효소복합체 각각을 차례로 통과한다.  전자는 고에너지를 가지고 있지만 사슬을 따라 가면서 효소복합체에게 에너지를 전달하면서 차차 에너지를 잃어가고, 전자가 전달한 에너지는 단백질 복합체에 의해 양성자를 내막외부로 퍼내는데 쓰인다. 양성자는 내막 외부에 많이 싸이게 되고, 이것이 양성자 구배(기울기)를 만든다. 따라서 양성자는 자연스럽게 내막안쪽을 향하게 되고, 이것을 이용하여 ATP synthase는 ATP를 만든다. 양성자가 ATP합성효소를 통해 들어오는 과정에서 ADP에 Pi를 하나 더 붙여 ATP를 만든다. 한편 에너지를 잃은 전자는 산소와 만나 물(H20)이 된다. 여기에 쓰이는 산소를 위해 동물은 숨을 쉰다.

 

 

 

ATP 합성효소이다. 수소이온이 입구로 들어오면 동그랗게 생긴 모양의 구조물이 팽글팽글 돌아간다. 그러면 이유는 정확히는 모르지만  사탕모양의 효소부위에서 ADP와 Pi를 합성하여 ATP를 만든다. 이 효소는 매우 큰 다단위 복합체이다. 이 효소는 이런 방식으로 초당 약 100개의 ATP를 만들고 단지 세개의 양성자를 이용하여 하나의 ATP를 만들어낼 수 있다. ATP합성효소는 동물세포의 미토콘드리아뿐만 아니라 식물과 조류세포의 엽록체, 심지어 세균의 원형질막에도 존재하는 35억년된 매우 오래된 효소이다. 생명활동면에서 그 중요성을 따지자면 단연 주연급이라 할 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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