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과 무병장수, 동전의 양면 ‘텔로미어’
원충류 반복적 염기서열에서 착안
2011년 09월 07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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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기술 속 창의력 1996년 영국의 이언 월머트 박사는 세계 최초로 복제양 돌리를 만들었다. 돌리는 다 자란 어미 양의 체세포를 복제해서 태어난 새끼 양이다. 체세포를 복제해 개체를 만들었다는 것은 분명 뛰어난 과학적 성과이지만 복제양 돌리는 다른 새끼 양과는 몇 가지 차이점이 있었다.
과학자들은 텔로미어의 비밀을 작은 원충류인 테르라하이메나에서 찾았다. 텔로미어는 DNA의 양 끝에 위치한 짧고 반복적인 염기서열로 일종의 DNA의 모자 같은 것이다. 엘리자베스 블랙번은 1978년 테트라하이메나의 텔로미어를 분석해 염기서열이 매우 특이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텔로미어의 염기 서열이 짧으면서 특정 염기가 반복되는 형태였기 때문이다. DNA 양 끝의 특정 염기 서열 '텔로미어' 잭 쇼스택은 이 특정서열이 붙은 DNA 조각은 분해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쇼스택은 테트라하이메나가 아닌 효모(이스트)에도 똑같이 텔로미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테트라하이메나와 이스트는 서로 다른 종(種)이지만 이들의 텔로미어 염기서열은 매우 비슷했다. 즉 텔로미어가 종에 따라 염기서열의 차이는 조금씩 있지만 모든 생물이 다 갖고 있다는 점이 밝혀진 셈이다. 캐롤 글라이더는 인공적으로 합성된 텔로미어 DNA 조각에 세포 추출물을 넣자 텔로미어가 추가로 합성된다는 점을 발견했다. 즉 세포 추출물 속에 텔로미어를 합성하는 효소가 있다는 점이 밝혀진 것이다. 이 효소를 텔로머라제(Telorease)라고 부른다. 블랙번과 쇼스택, 글라이더는 텔로미어와 텔로머라제 발견에 대한 공로로 2009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텔로미어가 너무 짧아지면 세포는 스스로 죽거나 세포 노화를 일으킨다. 세포가 죽거나 노화를 일으키는 것은 자연적인 현상이다. 그런데 우리 몸에서는 종종 비자연적인 현상도 발생한다. 바로 텔로미어가 짧아지지 않는 현상이다. 암세포의 경우 효소인 텔로머라제가 왕성하게 활동한다. 짧아진 텔로미어를 수선하는 텔로머라제는 생식세포나 줄기세포에서는 나오지만 이후 정상세포에서는 나오지 않는다. 암세포의 경우 특이하게 텔로머라제가 활성돼서 텔로미어의 짧아지는 현상을 억제한다. 이는 암세포가 무한증식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암세포는 정상세포가 무한증식하는 세포로 변이를 일으킨 것으로서, 무한히 증식하면서 주변 정상세포의 영양분까지 빼앗아 먹어 주변세포를 아사(餓死)시킨다. 과학자들은 이 점에 착안했다. 텔로머라제의 기능을 억제하는 기전을 밝혀 암을 정복하겠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텔로머라제가 암세포에 깊이 관여하고 있지만 한편으론 인류의 꿈인 무병장수와도 연관돼 있다는 점이다. 텔로미어 가 일정 수준으로 짧아지는 것을 텔로머라제 를 통해 방지할 수 있다면 인간은 죽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 동전의 양면처럼 무병장수의 꿈과 암세포로 인한 죽음이 함께 있는 셈이다. 어떤 면을 선택할지는 과학계가 풀어야 할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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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규 객원기자 | henry95@daum.net 저작권자 2011.09.07 ⓒ Science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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